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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떡책 리뷰

하얀건종이꺼먼건글씨 2008/04/24 21:52
소프트웨어,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 - 10점
데이비드 플랫 지음, 윤성준 옮김/인사이트

이 책의 타겟이 굉장히 모호하다.
일단은 소프트웨어를 쓰는 개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용자들.
그리고 은근 슬쩍 이 책을 보며 괴로워할 개발자들.
플래시 천국을 찬양하는 웹디자이너.
등등.
정도인 거 같은데..

기분 전환으로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.
번역하시는 분이 뒤로 갈수록 지구력이 떨어졌는지 약간의 오역과 비문이 보이긴 하지만.
(나한테도 보이는 정도면 사실은 더 오타가 있을듯?)
또한 주제도 이것 저것 복작복작해서 여기 저기 들쑤시고 다녀 난잡한 느낌이 있긴 하다만.
하드코더로만 살면 만들어 내기 어려운 "쎈쑤"가 이 책엔 있는 듯 하다.

개발자 생활을 하다보면 하드코더 유니버스에 빠져서 컴덕후가 되고, 흉측하고 복잡한 피규어를 생산해내면서 변태처럼 흐흐흐대기가 쉬운데,
적정 선에서 "그러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은 지구로 돌아와" 하고 말해주는 느낌이랄까.

음.. 근데 인터페이스에 대한 내용에 대해 약간 논란의 소지가 있는걸.

  • "확인 체크 박스"에 대해서

    "확인 체크 박스"라는 건 다른 게 아니라, 윈도우에서 파일을 지울 때 "정말 지울거냐? 네/아니오" 하고 나오는 그 상자같은 애들을 말한다.

    대학교 다닐 때 "컴퓨터와 마음"이라는 심리학 수업을 들은 적 있는데(컴퓨터와 마음이지만 컴퓨터와는 별 상관 없고, 뇌심리학 개론 정도였음), 거기서 심리학 교수님은 이 박스를 예로 들며 "마이크로소프트는 천재다. 사람들이 멍청하게 무심코 파일을 무의식적으로 용도도 생각해 보지 않고 지우려고 할 때 '정말 지울래?'라는 물음을 통해 잠시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" 며 엄청 칭찬했던 기억이 난다. 사람의 행동 패턴을 잘 반영한 거라고.

    그러나 이 책을 지은 아저씨는 "쓰레기"라고 한다. 왜 괜히 팝업창을 내보내서 우리를 귀찮게 하느냐며.

    뭐 사람의 관점에 따른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.
    (쉉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. 특히 가끔 웹페이지가 잘못 만들어져 있을 때 무한 에러창 루프를 돌 때가 있는데... 모니터에 폭탄을 던지고 싶다 ㅡㅡ)

보안에 대해서는 꽤 재미있는 관점을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. 보통 암호학이나 보안 수업들을 들을 때 인트로 격으로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"아무리 보안 시스템 잘 만들어 봤자 도둑들면 말짱 황이다"였는데.. 뭐 사회적인 '오프라인 보안 불감증' 말고도 보안에 대한 글쓴 아저씨와 몇몇 해커들의 재미있는 철학을 살짝 볼 수 있었다.

인터페이스나 보안 말고도 컴덕후의 철학, 프로그래머의 심리, 고객의 심리,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철학 등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. 뭐 마소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넋두리인 듯한 감도 없지 않아서(?) 쫌 지루했지만 나머지는 시간 들여 읽을 만 했다.

===이건 개인적인 감상===



책 자체가 그렇게 읽는 데 오래 걸리는 책은 아니지만, 들고 다니면서 차 안에서 안잘 때 가끔가끔 읽어서 시간이 좀 오래걸렸음.

제목에 낚여서 산 책이긴 하다만.
나름 재밌고, 리프레시가 되는 거 같다.

일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록, 그 일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관찰해야 주화입마에 들지 않고 훌륭한 어린이에 가까워지지 않을까?(쉉은 아직 배운 것보다 배울 게 오백만십배는 더 많다만 ㅡㅡ;;)

ps: 요새 쓸거리/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다 보니 오히려 정리하는 게 무서워서 ㅡㅡ 그래도 책 리뷰가 금방 뚝딱뚝딱 하기 쉬우니 비중이 많은 듯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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